시아가 이상한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바닥에 깔려있는 멀쩡한 매트를 세워두고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에 분리된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장난감을 하나씩 하나씩 건네준다
그럼 나도 어쩔줄 몰라서 "어어,, 고맙습니다." 하고 공손하게 받는다
그리고 이걸 장난감 상자에 모든 장난감이 없어질때까지 계속 반복된다.
문제는 그 장난감이 (수가 많은)레고라는건데
더 큰 문제는 하나씩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그렇게 15~20분 남짓
하나씩 하나씩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내는데
자기 딴에는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건지
나름 성실하게 가져다주어서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건 상점놀이 비슷한건가? 아니면 단순 박스를 비우는 성취감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무언가 비워내는 일, 치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평소 이런 장난감 박스 말고도, 서랍을 열고 모든 물건을 꺼내놓고
다시 차곡차곡 정리하곤 하기 때문에..
그렇게 장난감 박스를 비워놓으면
고양이마냥 꼬깃꼬깃 들어가 앉아있는다
세숫대야, 택배박스, 장난감박스 등도 예외는 아니다 ㅋㅋ
참, 숨이차는 일을 했을땐
헥헥 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어디서 보고 배웠는지
힘든 연기를 줄곧 시늉하고 있다.
일부러 달리거나, 가벼운 물건을 엄청 힘써서 들어올리는 '척' 한 다음
"아이고~~! 헥헥!!" 하고 헐떡헐떡하는데
집에선 그런걸 보여준적은 없었는데 뭐지?
어린이집에서 배운건가 싶기도 하다 ㅋㅋ
힘들어하는 모습이 꽤나 리얼해서 착각할정도..
연기자를 시켜야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