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분가한지 며칠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아는 여전히 엄마에 대한 아무런 물음이 없었다.
분명 지난 5년 간 함께 지내왔던 엄마가 궁금할 법 한데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건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혹시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건 아닌지 싶어서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물었다
"시아야 시아 엄마 안보고 싶어?"
질문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 마냥 시아는 빠르게 대답했다
"보고 싶어"
"그런데 왜 아빠한테 말안해?"
"아빠가 화낼까봐 안했어"
6살이 말했다고 하기엔 믿기 힘든 저 한마디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것과는 별개로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흘렀을까.
"아빠 울지마~" 라고 나를 걱정해주는 시아에게 힘겹게 말을 이었다.
"너가 엄마가 보고싶은건 당연한건데…
그걸 왜 말을 안 해. 언제든지 말해도 괜찮아"
엄마가 단순 이사를 갔다는 사실 그것 말고도
나와 아내의 사이를 직감한 것인지.
아니면 엄마가 떠나고 아빠만 남은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의 처신을 우려하여 내 눈치를 보고 있었던 것인지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물때문에 차마 거기까지는 물어볼 수 없었다.
변하지 않는 것은 그 어떤 대답이라 할지라도
6살 아이에겐 너무 슬픈 현실이 아닐까
도대체 내가 아이에게 무슨 마음을 갖게 한 걸까.
부모로서 자괴감이 든다.
알 수 없는 불안과 걱정. 공포. 공황장애가 다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