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광주에 있는 지인집으로 모임이 결정되었다.
지난번과 다른 것은 내가 시아를 데리고 참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광주 아가들이 여름을 맞이해서 한창 물놀이 중이라 길래 시아도 좋아하겠다 싶었고
지인들도 시아를 2살 때 보고 대면이 없었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와이프가 분가하기 직전이라 가서도 마음의 여유가 될지 고민이 많았는데
늘 함께하던 친구들이 동행해주어 다른 생각할 틈이 없어 즐겁게 다녀올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4주 동안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눈 경련이
광주에서 아침을 맞이하자마자 증상이 멈췄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아이와 동행하는 장거리 기차 여행에
아이들 3명과 장난치고 떠들고 노느라 육체적인 피로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높았을 상황인데
아이들의 순수함에 빠져 있는 동안, 마음 깊은 곳에서는 회복이 진행되고 있었나 보다.
본래 생각하고 있는 것이 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성향이라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동안 나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거기에 내 상황이 어떤 상황이든 늘 변함없이
있는 그대로 대해주는 친구들 덕에 잠시나마 근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런 관계가 주변에 없었더라면 정말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거란 생각에
관계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아가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돌아온 시아는 동생이 놀러 온다고 했다며 언제 오는지 빨리 물어보라고 아우성이다.
이제 하루 지났을 뿐인데… 어떻게 달래야 한담.
다음에 다시 만나도 어색해 하지 않고 반갑게 만나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