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에겐 여전히 자기전에 책을 읽어주고 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어준다는 것이
처음엔 잠도 오고 꽤나 피곤한 일이었는데
계속 읽어주다보니 시아도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고
아이와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생각보다 보람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거기에 한글을 자기가 읽어보려고 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기특하다
이번에 읽어준 책은 '망가진 정원' 이라는 책이다.
자기가 키우는 강아지와 정원을 가꾸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여우 '에반'은
갑작스러운 강아지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지고
그의 정원도 쓸쓸한 모습으로 바뀌어 갔다.
그렇게 적막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에반은
정원에 자란 커다란 호박을 가지고 품평회에 나가 수상을 하게 되는데
상금과 어린 강아지, 두 상품 중 하나를 고르게 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처음엔 상금을 골랐던 에반은 선택을 바꾸고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가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시아는 이 이야기가 꽤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나는 시아에게 여러 질문들을 했다.
"강아지가 하늘나라로 가고 에반이 많이 쓸쓸했겠다."
"새로 데려가는 강아지와 함께 라면 에반의 상처도 나을 수 있겠지?
"에반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등..
그리고 이것은 에반의 심정을 공감하는 내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