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재방문
하루하루를 어찌어찌 버티다가 드디어 이전에 다녔던 병원에 다시 방문했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여전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걸 보면
세상살이가 참 만만치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진료실에서는 그간의 일화와 내 상황을 줄줄이 늘어놓으며 하소연하듯 방법을 갈구했다.
의사 선생님은 정신과에서 말하는 심리고통계수?의 순위를 말하자면
가족의 죽음 등으로 인한 상실감. 그리고 그 다음이 이혼이라고 한다.
지금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며
이전에도 분명 효과를 보았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며 안심을 시켜주었다.
확실히 약물 처방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불안과 초조. 공포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어떠한 생각에도 감정의 변화가 무뎌졌다.
마치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기계가 된 것 마냥
기쁨도 슬픔도 없는 짙은 회색 빛의 마음이었다.
영상을 찍을때면 후보정 작업을 생각해서
편집시에 색이 더 잘 먹을 수(?) 있도록
옅은 회색 색감으로 저장해두는 LOG 포맷의 촬영 방식이 있다.
지금 나의 회색 마음에도
훗날 다채로운 색이 잘 스며들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