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계속 같은 질문을 되뇌고 있었다.
"내 마음은 도대체 무엇과 싸우고 있는 걸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괴롭게 하는지, 왜 불안이 찾아오는지
끊임없이 이유를 찾고, 대입해보고, 내 마음을 시험했다.
어떤 것도 찾을 수 없던 찰나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실체가 없는 것과 싸우고 있는 건 아닐까?"
나홀로 아무도 없는 링피트 위에 올라서서 어떤 상대가 올라올지
어떤 싸움을 하게 될지 긴장하며 초조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상대에 나는 더 초조해하고 불안해한다.
설령 그 싸움의 대상이 내 자신이라면
더더욱 링 위에 오를 필요는 없었다.
상대가 없으니 무슨 수를 써도 이길 수 없다.
아니 그것보다 애초에 싸울 필요조차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쓸데없이 버려지는 쓰레기같은 걱정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그 쓰레기들을 버리지 못해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일까
하물며 어떤 쓰레기가 더 나은 쓰레기인지 고군분투 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의 마음은 복잡하고 어렵지만 때로는 정말 어리석고 비합리적이다.
내 마음을 좀 더 헤아리고 사랑하자. 지금은 그게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