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여전히 술렁인다.
그런 마음을 알아보셨는지 엄마는 어디 산책이라도 다녀오자는 말을 꺼내신다.
나야 뭐 그렇다 치더라도 시아한테는 코로나에 나도 이런 상태라
어디 제대로 된 외출한번 못하고 있으니 그렇게 하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비교적 한적한 공원에 들어서니
신발 사이로 들어오는 모래가 거슬렸는지
시아가 한껏 불평을 늘어뜨려 놓았다.
그것도 잠시, 입구 초반부터 자전거 도로를 느리게 달리고 있던
다인용 자전거를 보고는 자기도 타고 싶다며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어느새 나는 두리번거리며 대여소가 어디있는지 찾아보고 있었다.
심란한 마음에 몸이 허해진 탓인지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 그런지 페달질은 제법 묵직했다.
오르락 내리락 공원길을 기어조작도 없는 큼지막한 물체를 움직이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평지에 다다르고 천천히 체력을 회복하면서 풍경을 둘러본다.
짙푸른 하늘과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추고 선선한 바람이 이마를 스친다.
사람들은 저마다 여유를 즐기고 세상 모든 것이 평화롭다.
"이렇게 평화로운 일상 속에서 내 마음은 도대체 무엇과 싸우고 있는 걸까?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드는 그 순간까지도 물음이 끊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