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부터 유아용 변기를 구입하고
쭈욱 배변훈련을 하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예 기저귀를 벗어버리고
바지만 입은채로도 생활할 정도로
나름 공격적인(?) 배변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훈련 덕분일까,
겨우 눕혔는데 자기전에 꼭 기저귀를 부여잡으며
쉬!! 쉬! 라고 말을 한다
힘들게 방으로 데려와서 눕혀놓았고
잘 준비가 모두 끝나버린 상황인데
쉬를 하기위해서 다시 나간다고 말을하니
참으로 김이 빠지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그냥 기저귀에 해도 괜찮아~ 라고 하기엔
부모의 편의를 위해 아이의 훈련이 역행하는 것 같아
번거롭더라도 다시 화장실로 데리고 간다
이젠 유아변기보다도
유아변기 커버 부분을 어른 변기에 올려
그 위에서 볼일 보는 걸 더 선호하는편인데
그릇, 숟가락, 젓가락 그 모든걸 엄마아빠와 똑같이 하고 싶어하는 편인데
변기마저도 그런 취향 덕분인지는 모르겠다.
변기에 앉자마자 쉬를 보기위해
표정이 꽤나 진지해지면서 어딘가를 유심히 응시하는데
그 모습이 꽤 귀엽기도 하고 우습다 ㅋㅋ
쉬는 많이하지도 않는 편.
그래도 조금이나마 자기가 변기에 앉아서
쉬를 했다는 만족감이 있는지
흐뭇한 미소를 짓고는 옆에 달린 휴지를 끊어
닦는 시늉을 하고 마무리!
(휴지로 닦는건 어디서 배웠지???)
유아에서 아동으로 점점 변해가는
그 중요한 과정속에서 육아는 늘 갈등을 겪는다
조금 더 편하고 싶고, 쉬고 싶고
아이가 내 말을 더 잘 들어줬으면 한다
그런데 꼭 내 말이라고 옳은 말 뿐인걸까
아이는 배변 훈련을 하겠다는데
피로때문에 화장실로 데려가지 않고
그냥 재우고 싶은 생각이 드는게
옳다고 볼 수는 없지 않겠나
조금 힘들어도, 아니 정말 많이 힘들어도
아직 아이는 엄마아빠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거기에 조금씩 응하다보면
아이는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놀라운 모습으로
화답할거라 의심치 않는다
의심할만한 건
부모라는걸 처음해보는
나의 미숙함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