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로 주변은 한창 들뜬 분위기다.
반면, 우리 가족은 어느 때 보다도 차분한 휴일을 즐기고 있다.
서로에게 말은 안했지만 육아로 지친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연휴 행사는 매우 지치고 위험하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ㅋㅋ
그렇다고 너무 집안에만 있는 것도 좋을 게 없으므로
간단하게 집 앞에 있는 파스타집에가서 외식을 하고 오기로 했다.
식사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남이 차려주는 밥을 조용하고 여유롭게 끝내고 오는게
서로에게 주는 소박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배가고픈 시아는 맘마를 달라며
포크를 부여잡고 테이블을 두드리고 있었다.
음식이 하나 둘씩 서빙되고
포크가 시아의 입으로 음식을 나르는
늘 보아왔던 익숙한 풍경이 반복될 때
잠깐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며칠 전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천화재참사
그 사람들도 얼마 남지 않은 연휴와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비록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이벤트가 없더라도
꼭 어디론가 멀리 가지 않더라도
내 아이를 배불리게 먹이고,
가족과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
육아로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더할나위 없는 일상이고 행복이다.
올 한 해도 수고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