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은 아직 결혼도 안한 녀석들이 태반이지만
아내의 절친들은 결혼은 물론
시아 또래의 아기들을 하나 둘 씩 키우고 있다.
아무래도 육아때문에 서로 얼굴 보기가 빠듯하니
연말에 시간을 내서 다같이 식사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회사 호텔에 있는 식당을 직원가로 신청해뒀다.
아가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고
어른6, 아이4 이라는 인파가 룸에 자리를 잡았다.
어른들만 모여도 분주한 인원인데
아가들이 절반이나 차지하다보니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아기를 중심으로 그룹을 지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엄마들의 모습은
마치 고도의 훈련을 체득한
정예병사들을 보는 느낌이었다.
순식간에 한쪽 구석에 기저귀 갈이대를 마련하고
아이가 잡을 수 있는 물건들을 멀리 배치하며
기분전환을 시켜줄 수 있는 각종 아이템들이 세팅되었다.
몇 개월차이지만, 그래도 시아는 개월 수가 제일 많아
자리에 앉혀두면 어느정도 제어가 가능했기 때문에
그 이후 나도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그 이후 음식이 나올때까지 별다른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그 분주한 모습을 보며
잠시동안 초월의 경지에 이르러있지 않았나 싶다.
아이들때문에 급하게 식사를 마치고 헤어졌지만
여러 아가들이 한 데 모인 장면은 아빠로서 신선한 경험이다
나중에 한데 모아놓고 같이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