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 아빠의 등에 올라타 밟아주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때는 "시원하다 좀 더 밟아봐~" 라고 하던
엄마아빠의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는데
이제는 손끝 하나만 닿아도 시원함이 느껴질 정도로
근육이 뭉쳐있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어쩌다가 장난으로라도
시아에게 "시아야 아빠 여기좀 주물러 죠~" 라고 하면
기특하게도 그 가느다란 고사리손으로 꾹꾹 눌러보는데
간지러울 정도로 약한 힘에 불과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매트에 엎드려 쉬고있는데
그 위로 시아가 올라타 "부릉부릉~" 하며 버스를 타는 시늉을 한다
시아가 지금 10키로 초반 정도 되는 무게인데
발로 밟아주면 딱 좋겠다는 생각에
올라가서 등좀 밟아달라고 말하니 자기딴에는 그게 또 재밌는지
엄마 혹은 아빠 손을 붙잡고 엄마아빠의 등을 발로 꾹꾹 눌러주었다.
적당한 무게로 균형을 잡기위해 아둥바둥하는 그 모양새가
등 근육을 풀어주기에는 딱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옛날 엄마아빠가 등을 밟아달라고 했었던거구나..
그리고 그 이후로는 엄마 아빠의 등을 밟아 본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 등을 밟기엔 내가 너무 자라버렸고 반대로 엄마는 너무 노쇠해졌다.
그 어릴적 기억을 이해하는데 30년이 걸렸고,
앞으로 그렇게 엄마아빠가 날 키웠던 모습들을
나도 똑같이 경험하려나 싶다.
언젠가 시아도 같은 경험을 하면서
이 글의 내용을 떠올리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나도 나이를 지긋이 먹고 있겠다.
그래도 시아가 등을 밟아주었던
그 시원한 느낌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