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 방학 마지막날, 이 날은 무슨 일정으로 떼울지 한참 고민을 했다.
근처에 평소 볼 수 없는 미어캣 같은 동물들을 보며
먹이도 주고 만져도 볼 수 있는 동물카페가 있어서
동물과의 교감을 위해 한번 가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던 와중
그래도 조금 더 체험하고 놀기엔 키즈카페 같은곳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키즈카페는 어제도 다녀왔으니 또 가긴 좀 그럴 것 같고
지난번에 밀가루 카페에 갔을 때 대상포진으로 함께 가질 못해서
어떻게 노는지 보고싶기도 하고 시아에게 선택지를 제시해봤다.
밀가루놀이터가 좋아~ 동물보러가는게 좋아?
라고 물으니 밀가루가 더 좋다고 한다.
거긴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문의해보니
딱 준비하고 나가면 되는 시간에 기능하다길래
바로 예약을 하고 외출 준비를 했다.
사실 시아가 어떻게 노는지 지켜보고 싶었던 목적도 있었는데
시아가 몸에 무언가를 묻히는걸 별로 안좋아하고
부모와 떨어져서 따로 노는거에 아직 미숙한 편이다.
그런데 이곳은 그 두가지 상황이 모두 해당되는 곳이라
잘 놀 수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빠와 같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칭얼거리다가
선생님의 설득으로 겨우 들어가긴 했는데
아이들 사이에서 뭘 할지 몰라 우왕좌왕 당황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선생님이 시아를 따로 상대해주며 함께 역할을 해주니
그제서야 맘놓고 놀기 시작하는데
놀이 상대가 없어서 그런지
다소 어색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낯을 좀 가리기도 하거니와 노는 타입도 자신과 맞지 않는 곳이어서
많이 어색해보이는 모습..
조금 더 익숙해졌으면 좋겠는데
그 정도의 적응력은 아직 부족한가보다.
서른살 넘게 먹은 나도 그런 부분이 스트레스인지라..
이 부분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놀아달라고 하는 시아의 요청에
쉬지않고 빠짐없이 들어주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몸이 상당히 지치고 뭔가 기분나쁜 느낌이 들면서
숨이 답답하고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전부터 있었던 증상인데 유독 더 심해졌다.
아무래도 몸에 이상이 생긴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