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 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었다.
떠날땐 막막했던 여행이 어찌 잘 마무리 되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공항까지는 핫코다산을 넘어서 1시간 반정도 가야한다고 하지만
렌트카가 있으니 뭐 큰 걱정은 아니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전날 밤 정리해둔 캐리어를 그대로 들고나와
렌트카에 시동을 걸었다.
핫코다산을 구비구비 넘어가는 길은 초록빛 숲이 우거져 있었는데
과연 아오모리라는 이름답게 숲이 우거져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참 그렇게 운전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쌔한 느낌이 들어서 뒷좌석에 앉아있는 시아의
안전벨트가 잘 채워져있냐는 말을 했었는데
얼마가지 않아서 타이어가 펑크나버리는 사고가 났다.
시아도 화장실을 가고싶다고 하고
아내도 옆자리에서 계속 멀미로 고통을 호소하는지라
잠깐 쉬어가야할 것 같아서 갓길에 차를 세우려고 했는데
뒷차가 바짝 따라오고 있어서 충분히 감속하지 못하고
갓길에 세운다는것이 화를 부르고 말았다.
하필 전날 비가 잔뜩 와있던 상황이라
흙이 비를 머금고 있었는지
땅이 푹 꺼지면서 근처 바위에 타이어가 찢겨나간 것 같았다.
급히 렌터카 회사랑 경찰에 연락을 해보려 했지만
산골이라 아무런 신호도 잡히지 않는 상황
거기에 비행기 탑승 시간은 점점 다가오기 시작하고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다.
급한대로 지나가는 차들을 세워
그들의 지식과 장비를 빌려
급하게 여분 타이어로 교체하고 출발할 수 있었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등골이 서늘하다.
데일리 노선도 아니고 당일날 한국으로 돌아오려면
얼마나 많은 비용과 고생이 필요했을지...
기꺼이 도와주웠던 일본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싶어
명함이라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애써 거부하시며 자리를 뜨셨다.
그사람들 없었으면 어휴..
렌터카 업체에 도착해서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다시 그 현장으로 가서 경찰이랑 사고 시연을 해봐야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길래 곧 비행기가 출발한다며 빠른 조치를 요청하니
결국 보험 처리도 못하고 현금 20만원을 보상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ㅠ
국내선 타고 오는거보다야 훨씬 싸게 먹혔으니
타이어 교체법을 익힌셈 쳐야하나 싶다.
워낙 시골마을이라 심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느긋한 일정으로 온천까지 알차게 즐기면서 다녀오니
가족들 모두도 좋아하고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근데 나는 왜케 힘든거지;; 휴식을 좀 취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