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쭈이모가 놀러온단다. 이 얘기를 듣고 가장 기뻐하는건
와이프도 나도 아닌, 바로 시아였다.
갓난쟁이였을 때, 이모의 애정표현이 부담스러웠는지
애앵- 하고 울던 시아의 모습은 어디가고
유쭈이모 언제오냐며 오매불망 이모만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처제가 방문하는 날 아침부터 언제 오냐고~~ 언제 오냐고~~
난리도 아니었다.
자본주의 맛을 보여주겠노라며 인내하며 때를 기다려온
처제의 바람이 곧 실현되려는 날이기도 했다.
그렇게 어제 방문한 처제의 손에는 시아를 위한 선물이 바리바리 들려있었고
(엄마아빠도 저렇게 안하는데 ㅎㄷㄷㄷㄷ)
처제의 야망은 현관에서부터 거실 전체에 감돌기 시작했다. ㅎㄷㄷㄷ
늦은 시간이라 일단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처제와 시아 이 두 사람은 새벽부터 놀이를 시작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아가 너무 일찍부터 이모를 괴롭힌 탓인지 이모는 힘들어하고 있었고
마치 나의 평소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짠한 마음에
시아와의 놀이에 동참하며 거들기 시작했다. ㅋㅋㅋ
어찌어찌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이모와 시아가 따로 놀러나간 사이
아내와 나는 영화를 관람하고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곱창구이를 먹고 왔다.
이모와 시아는 그동안 키즈카페도 다녀오고 공원도 다녀오고
아주 하루종일 빡시게 다녀온 것 같았다.
지친 기색이 가득한 시아 얼굴에는 오로지 이모밖에 안보이는 상황이었고
다음에 또 놀러온다는 이모의 말을 듣고는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오열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ㅠㅠ
하루종일 외부활동을 하고 돌아와 피곤하면 엄청 짜증을 내는 편인데
그 와중에 같이 놀던 이모까지 간다고 하니 달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ㅠㅠ
하루 달콤함을 맛본 만큼 쓴맛도 보게 되는 것인가..
역시 거저먹기란 없는것이지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