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가 태어난 이후로 사소한 기념일은
별다른 감흥이 없이 지나가고 있다
기념일이 다가오는 것도 캘린더가 아닌
편의점이나 스쳐 지나가는 상점에서 빼빼로 따위를 팔고 있는걸 보고서야
곧 빼빼로 데이인가? 하고 생각이 나는 정도이다.
그렇다고 또 그냥 지나치기엔 좀 그렇다보니
소소하게 1~2개 정도만 사서 나눠먹곤 했는데
어느새부턴가 시아가 까까의 맛을 알아버린 탓에
빼뻬로를 포함한 모든 간식거리는 시아를 빼놓고 먹을 수 없게 되었단 사실.
아내가 사다준 빼빼로를 먹으려고 봉지를 뜯는 순간
시아의 눈이 똥그랗게 변하면서 나도오!! 나도! 시아도오! 하면서 매달린다.
빼빼로를 달라며 올려다보는 시아와
그걸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내의 표정에서
순간 머릿속에 '가족...' 이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간다
양손에 빼빼로 두 자루를 냉큼 집어들고는 성급히 달아난 시아였지만
분명 다 먹고 다시 올거란 생각에 마지막 2개 정도는 남겨놓았다
참, 어제는 굉장히 오랜만에 20년지기 친구인 경환이를 만났다
그간 못본 사이 있었던 얘기도 하고 볼링도 치고.
각자 삶을 살고 바쁜 나날이다보니 예전만큼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건 아니지만
어쩌다 연락이 왔다해도 딱히 거리감이 느껴지고 그런 사이는 아니니까
공백기간이 얼마가 됐든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찾아오기전 뭔가 사들고 온다하길래 됐다고 거절했지만
시아 먹으라고 빼빼로를 넉넉히 주문했다고 하는데
쿠팡맨이 남기고 간 박스를 보니 무려 2박스.. ㅋㅋㅋ
시아에게 보려주려고 거실에 뿌려놓고보니
시아 집을 지어줘도 될만큼 어마어마한 양이었다.ㅋㅋㅋ
전부 시아꺼야~ 삼촌이 시아 먹으래~ 하니까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래도 이 많은걸 언제 다 먹는담.......
평생 먹을 빼빼로는 다 먹어버리게 생겼다.
여튼 시아를 위해 통 크게 쏴준 친구에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