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는 "~~해또" 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는 편이다.
엄마아빠랑 무언가를 했을 때,
할머니랑 외출하고 다녀올 때,
어린이집에서 친구들이랑, 혹은 선생님들이랑 있었을 때 등등
자기가 경험한 일을 "~~ 해또" 라며 자주 말해주는 편이다
이전에는 말이 조금 미숙하니
감만 잡을뿐 따로 전해듣지 않으면 몰랐는데
요즘에는 그런게 없이 시아와의 대화만으로도
대충 어떤 것들을 경험하고 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침에 사탕을 2개 들고 보내면
아빠 : 시아야 아침에 아빠가 준 사탕은 맛있게 먹었어?
시아 : 오렌지는 시아가 머꼬오... 하나능 이준이, 줘떠~
아빠 : 이준이한테 사탕 줬구나. 이준이가 좋아했어?
시아 : 응 좋아해떠.
아빠 : 그래서 이준이가 좋아?
시아 : 응 조아
아빠 : 이준이가 좋아 아빠가 좋아?
시아 : 아빠 조하!
아빠 : ㅋ..
할머니와 외출 후
시아 : 커다란 빠빵이가 흔들, 흔들, 해서 못가떠
시아 : 시아 가야하는데~ 비켜하지(지켜주지) 않았어~~
아빠 : 오옹 커다란 빠방이가 안비켜줘서 시아가 속상했구나?
시아 : 우웅.. (시무룩)
아빠 : 다음엔 꼭 비켜달라고 얘기해보자?
시아 : 응! 죠아!
이런식으로 하루의 일과를 조금씩 얘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문득 맘마 얘기가 나오면서
에디한테~ 맘마랑 당근 줘떠~ 하며 말하는게 아닌가
아마도 지난번 동물카페에 가서 여러 동물들한테
먹이를 줬던걸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 기억을 조금 더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
지난번 찍었던 사진과 동영상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근데 그러고보니 거기 다녀온 것도 근래의 일은 아닐텐데
시간이 꽤나 지났는데도 다 기억하고 있는건가 ? ?
하루하루 바쁘게 성장하고
앞만 보며 커가는 우리 딸인줄 알았는데
과거의 일들도 제대로 곱씹으며 추억으로 삼고 있었던거구나
그렇게 기억해준다니
혼자 외출시킨다고 고생하면서 데리고 갔던 보람이 느껴진다
그리고 문득, 이렇게 오랜시간동안 일기를 쓰고
시아의 추억들을 차곡차곡 남기는 과정도
나름 의미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어 더 뿌듯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