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 연휴에는 가족여행으로 베트남 다낭을 다녀오기로 했다.
운좋게 연휴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금액으로 다녀올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도 아내는 베트남 다낭을 꼭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참이다.
다행히 일본이나 근처 여행지와는 다르게
동남아라서 출발시간이 꽤 늦은 오후 플라이트.
출발 당일은 회사에 연차를 내고 여유롭게 출발할 수 있었다.
최근에 인천공항 제2터미널도 오픈한지라 많이 북적거릴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인원이 분산된 만큼이나 주차나 수속에도 시간 지체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되었다.
시아는 이전 홋카이도 여행때보다 훨씬 더 커지고 활동적이 되어서
공항에서부터 아주 활기와 에너지가 넘치고 있어서
엄마아빠에게 걱정을 심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걱정은 여행이 끝날때까지도 계속되었는데
특히나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지
식당에서는 유독 칭얼거리고 식사를 거부하곤 했다.
또 한창 활동적인 시기인지라
유모차에 내려서 자꾸 걷겠다고 칭얼거렸는데
베트남이니 만큼 도로와 인도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고
차와 오토바이가 정신없이 오고가는 거리라
자칫하다가 사고가 나기 딱 좋은 조건이었다.
이걸 저지하기 위해서 계속 힘으로 붙잡고 타이르고해도
전혀 먹히질 않으니 쉽게 지치고 힘들어졌다.
다른 외국인들이 보는 가운데서 호통을 치기도 하고
"다음 여행은 없어!!!" 라고 몇번이나 생각하고 화가 치밀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시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연휴기간동안 집에서 편히 쉴 수 있었을텐데
무리하게 덥고 불편한 동남아까지 데려와서
이 고생을 시키는 건 아닌가 하고...
이런 나의 말에 아내는 현명하게 대답을 해주었는데
다른 집들은 아이를 친정같은곳에 맡겨두고
부모들끼리 즐기러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다니는게
얼마나 훌륭한 일인지, 아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 등의 말이다.
하기사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도 그러하다.
둘이 셋이되면 당연히 힘들고 지칠 수 밖에 없는 노릇
그런 고생은 출발 전부터 각오했던 바..
시아뿐만 아니라 나와 아내에게도
가족과 함께 여행했다는 추억이 남게 되는 것만으로도
고생의 가치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이를 간과한 나 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다시금 여행에 집중하게 된다.
한국보다는 조금 낡아보이고 불편한 곳이었지만
훨씬 더 친절하고 다정했던 사람들
오히려 낡았던 것은 내 편견이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멋진 여행이었다.
물가도 저렴하고, 다음엔 휴양하러 한번 더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관광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