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가 아침부터 침대 옆자리로 와서 볼따구를 철썩! 하고 내려친다.
화들짝하고 놀라서 어? 뭐야? 시아야~? 일어났어~~? 하고 다시 눈을 감으면
다시 손바닥으로 연거푸 내려친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그렇게 아이의 부름에 눈을 떠서 침대에 앉으면
시아는 안방 문쪽으로 달려가 문을 손으로 두드리거나
"쿵". "쿵"하고 문에 머리를 박는데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표현이다.
결국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거실로 내보내주면
"끼야~!!" 하고 달려나가서 잠시 이곳저곳을 배회하다가
식탁 의자 끄트머리를 붙잡고 한쪽 다리를 올리며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맘. 맘마!! 마암마아! 맘뫄!! 마!!! "
"응 알겠어 배고푸지 밥해줄께~~ ㅠㅠ"
아직 어린 시아라서 취사시간을 기다리긴 힘들다보니
이럴땐 주로 미리 얼려둔 냉동밥을 해동해서 반찬과 함께 대령한다.
점심땐 뭐든 잘 먹어서 그나마 고생이 덜하다.
그런데 오늘은 아내가 정신을 못차린다.
얘기를들어보니 몸이 안좋다고하는데
결국 집안 대청소를 하고 시아가 낮잠자고 깨는 시간까지 몸져누운 것...
아마 1년동안 집에서 있다가 갑자기 출근하려니
몸이 온 힘을 다해 안따라주는가보다.
오늘은 가족끼리 공원에 놀러가기로 한 날이었는데..
이날을 위해 어제 마트에서 시아한테 보여줄 버블건까지 사두었는데 ㅠㅠㅠ
애석하게도 바깥 날씨는 너무나 쨍쨍하구나 ㅠㅠ
결국 어거지로 옷을 입히고 병원으로 출발
여기도 주말이라 대기시간이 길어서
약간의 대기시간을 활용해 시아와 광장에 나와 산책을 했다.
시아도 이런 넓은 공간이 신기한지 이곳저곳 뽈래뽈래 걸어다녀본다.
집에서 "손잡자~" 하면 "엨!!!!" 하고 손을 내빼기 일쑤인데
밖에 나오니 조금 초조한지 먼저 손을 꼬옥 잡으려고 한다.
"너 그래도 날 보호자로 생각하긴 하나보구나...??"
약먹고 시아와 함께 좀 누워있던 아내는
밤 11시쯤 시아가 잠들자, 어기적 어기적 거실로 걸어나왔다.
"쉬어야지 왜 나왔어??" 하니까 시아 잔다고 놀거랜다.... =ㅅ=....
약 먹고 나니까 이제 좀 살만한가보다..
이렇게 아빠의 주말은 병원구경으로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