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심리치료 상담센터에 방문했다.
늘 영화나 드라마에만 보던 심리치료를 내가 받게 될줄 누가 알았겠나
예상했던대로 비싸고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대략 2년 전 찾아온 공황장애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불현듯 찾아와 두려움과 공포감을 심어주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이게 상당히 불편하고 거슬려서 당시 약을 먹지 않고는 버틸수 없는 지경이었다.
근데 이게 또 한번 경험해봤다고 그때의 심각성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될 것 같아 이번엔 약물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내면을 바라보자는 취지로 찾아간 것 같다.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은 첫 만남이라 그런지 다소 평이했다.
그럼에도 와닿았던 말 중 하나는 이거였던 것 같다.
"이혼이 물론 힘들죠 누구에게나. 하지만 공황장애가 올 정도는 아니에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공황을 겪고 있노라면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해서
스스로가 저런 생각을 해내긴 정말 힘들다.
"지금 공황을 느낀다는 건,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해서 그런걸거에요.
아마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서 그런게 아닐까요"
맞는 말이었다.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난 내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란 사람은 노력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성과나 결과가 있어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죽어라 노력만 했는데 중간에 끊기는 찝찝함을 감당해내기가 힘들었다.
마음의 준비란 무엇일까.
선생님은 이혼이라는 절차를 조금 미뤄보는 것. 이라고 말해왔지만
아내는 그 요구를 단번에 거절했다.
그렇다면 내가 준비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길이 정해져있다면 그 이유를 찾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