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이라 회사를 쉬는날이다.
시아가 오늘은 유치원가고 아빠는 회사가야하는 날이 아니냐고 물어보길래
석가탄신일.. 아니아니 부처님 오신날이라 쉬는 날이야~ 라고 대답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시아는 "부천에 누가 오는데??" 라고 되묻는다
부처님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서 그런지 자주 듣는 부천과 혼동한 듯 하다
부처님이 누구인지 크리스마스와 비교해서 설명해주려해도
나 조차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말로 설명하는게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
여튼 출근때문에 자주 놀아줄 수 없으니 이럴때라도 바깥바람좀 쐬고 해야 좋을 것 같았다.
항상 놀이터가자고 노래를 부르는 터라, 점심을 먹고 가볍게 놀이터로 향했다.
이미 놀이터는 시아 친구들이 몇 명 와있어서 맘껏 뛰어놀… 기를 기대했는데
아빠를 데려다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랑 좀비 술래를 시킨다.
그덕에 아이들한테 실컷 두드려 맞고 여기 끌려다니고 저기 끌려다니고 녹초가 되었다.
한창 낮 시간대라 시아도 나도 땀이 흠뻑 젖어서 거의 탈진 상태가 되었다.
곧장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한 가지 일이 더 남아있었다.
몇 주 전에 시아가 유치원에서 가져온 토마토 모종인데
매 주 사진을 찍어 올리면 작은 선물을 가져오곤 한다.
상당히 번거로운 숙제이긴 하지만
시아에게도 키움의 보람을 느껴보게 하기 위해 큰 맘을 먹고
화분과 분갈이 배양토를 함께 주문했다.
시아도 이만한걸 기대하진 못했었는지
지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적극적으로 흙을 퍼나르기 시작했다.
"아빠 이거 너무 재밌다" 며 만족해하는 아이에게
좋은 선물을 해준 것 같다.
언젠가 방울토마토가 열려 직접 따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