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해지고 있다. 날이 시원해진지도 얼마 안되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겨울이 찾아오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더 추워지면 외출도 힘들어질테니 좋은 날씨를 택해 시아와 함께 외출을 나왔다.
안그래도 전에 다녀온 공놀이 산책을 너무 좋아했어서
이번에도 공과 비눗방울을 가지고 길을 나선다.
일주일 새에 산이 울긋불긋 물들어
가을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누며 길을 걸었다.
마침 또래 아이들도 많이 나와 놀고 있어서
서로 어색하게 인사도 하고
두 어번 공을 주고받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하얀 콧물이 흐르고 훌쩍거리는 시아가 염려되어서
다시 옷을 챙겨입고 공원을 깊숙히 둘러보기로 했다.
큰 연못을 지나면서 물고기도 보고,
기찻길에서 선로를 따라 중심을 잡기도 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이제 어느정도 숙달이 되어서 그런지
사진찍자고 하면 가만히 서서 카메라를 응시하며 기다려준다. (흐뭇)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가기 위해 돌아오는 중
코스모스 꽃을 발견하고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야~ 라고 말하니
시아는 엄마한테 가져다주고 싶다며 꽃을 꺾고 싶어했다.
엄마에게 선물을 주려는 모습은 대견하고 기특했지만
꽃을 꺾는 것을 허락해주어야할지 고민하다가
꽃을 함부로 꺾으면 안된다고 타이르기로 한다.
꽃을 꺾으면 꽃이 죽게되고 아야 하고 아파할거야
꽃도 여기 엄마아빠랑 같이 있고 싶을거야~
그러니 꽃은 꺾지말고 눈으로만 봐야해~
꽃도 살아있으니 그걸 함부로 하면 안되는거야~
하지만 이런것들은 아직 추상적인 느낌인건지
혹은 엄마에게 무엇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계속 꽃을 가져가고 싶어하길래
그럼 엄마한테는 꽃 말고 맛있는 음료수들 선물해주는게 어때? 하고 겨우 타이르기 성공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밀크티를 주문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시아는 그 밀크티를 엄마에게 선물해주었고 만족하는 것처럼 씨익- 웃음을 보였다.
아이에게 옳은 것을 가르치면서,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란 참 쉽지가 않다.
그래도 그게 가능했던건 시아가 착한 심성을 가졌고, 이해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작은 꽃도 생명도 소중히 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시아라는 이름의 뜻처럼 옳고 예쁜 아이로 키워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