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돌잔치를 기념삼아 광주에 방문하는 날이다.
원래 와이프와 시아도 함께 초청을 받게 되었으나
이번은 놀러간다기보다
돌기념 사진 촬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방문이므로 단신으로 떠나게 되었다.
만약을 대비해서 렌즈 2~3종과 스트로보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ktx에 올라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하며 길을 떠났다.
비싼 열차가 좋긴 좋은게 그 멀게 느껴지는 전라도를
1시간 30분. 매일 회사 출근하는 시간만으로 도착할 수 있다는게
참 신기한 세상이다.
어릴 적 전라북도로 시골 내려가는길이 얼마나 답답하고 무서웠던가
출발전부터 엄마는 차 사고가 나지 않도록 늘 기도를 했었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노심초사하다가도
10시간 남짓 걸리는 그 지루한 시간을 견디기 위해 많이도 칭얼거렸다.
ktx도 스마트폰도 그 어떤 영상이나 게임도 없이
그 시간을 오로지 지지직거리는 라디오에 의지하면서
먼 길을 오갔던 어릴 적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않아 광주역에 도착했고
지인은 반갑게 맞이해주며 그간 만나지 못했던 공백만큼 크게 환대해주었다.
그 동안의 연을 생각하노라면 경사에 내 재능을 살짝 더하는 것 쯤이야
굳이 비용을 따지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을 일이지만
그 이상으로 신경써주고 환대하는 것에 대해 크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 마음은 무슨 방법으로든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에
무거운 짐으로 잠시 지친 체력과 정신을 다시 다잡으려 애를 썼다.
아가는 생각보다 나를 잘 받아주었고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무난하게 촬영을 잘 끝낼 수 있었다.
아가도 그렇고, 그 아가를 어루달랬던 엄마아빠도 많이 지쳐보였지만
나를 위해서라도 힘든 내색을 보이려하지 않는 강인한 배려에 감사했다.
다음날은 시간상 오랜 시간을 함께하진 못했지만
고된 일정을 소화한만큼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올라올 수 있었다.
다음에 볼 때 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