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에 시아에게 사다주었던 장미꽃이 많이 시들었다.
시아도 꽃의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마침 그 모습을 보고는
"꽃이 죽었어~~ㅠㅠ 잉잉" 하며 서운함을 나타냈다.
아직 죽는다는 표현은 아이에게 좀 과격한 것 같아서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꾀꼬닥~ 놀이를 하면서 어쩌다보니 습득되었나보다.
그리고보니 시든 모습을 보고 죽었다고 표현하는 것도
시든 것과 죽은 것을 연관시키는게 갓 4살된 아이에게 가능한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조금 놀라웠다.
여튼 꽃은 죽었다고 하는게 아니라 시들었다고 하는거야 라고 알려주긴 했지만
죽은 것과 시든 것이 무엇이 다른가? 라고 말할 것 같으면 할 말이 없었다.
그 장미꽃은 실제로 생명을 다했으니까.
아마...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꽃은 시들어도 그 후에 열매를 맺고
새로운 잎이 나오니
모든게 끝나버린 것은 아니라는걸 알려주고 싶었나보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게 마치 인생 같았다.
젊었을 엄마가 늙어가며 나를 키웠고
젊은 내가 늙어가며 시아를 키운다.
그 와중에 죽는다는 표현은 너무 슬프지 않나.
그 마음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