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방학으로 시아를 전담하는 두번째 날이다.
이전엔 감기기운으로 밖에 나가질 못했으니
이번에는 데꼬나가서 신나게 놀게해줄 목적으로 인근 키즈카페를 찾았다.
이전에 썼던 것 처럼, 몸살기운과 근육통으로
원하는 만큼 놀아주지 못하고 되려 핀잔을 주어
미안한 마음에 제대로 놀아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밖에 나가자고하니 "놀이터 가?" 라고 물으며
신난다고 방방 뛰는데 영락없는 아이다. 아이 ㅋㅋ
놀이터는 추워서 안되고 키즈카페 갈거야~ 라고 하니
"키즈카페에???" 라며 마찬가지로 방방~
어딜가는건지 알고나 저렇게 좋아하는걸까?? ㅋㅋㅋ
야외활동을 좋아하는 시아는
외출할 생각에 부지런히 옷을 다 입어버리고
"빨리 준비하고 나가야지이~~" 하며 아빠에게 핀잔을 준다
보통 저런일이 흔하지 않은데 어지간히 놀고 싶었나보다
작년까지만해도 키즈카페는 6~7세 애들도 꽤 많고
막 뛰어다니며 험하게 놀다보니 그 모습이 좀 불안했었는데
마침 인근 동네에 새로 생긴 곳에는 그렇게 큰 아이들은 별로 없는 것 같고
실내에서 자동차를 탈 수 있다고 해서 방문해보았다.
구역별료 요리놀이 / 시장놀이 / 레고 / 방방이 / 정글 등등
깔끔하게 잘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분명 이른 시간까지는)
시간이 조금 지나고 아이들이 휩쓸고가니 온갖 장난감이 정신없이 널부러져
장난감간에 구분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보통 주기적으로 정리해주곤 하는데 여긴 그냥 널부러진 모습이라 이건 조금....
보통 엄마들끼리 와서 친구들 삼삼오오 모여 놀거나
계속 봐오던 아이들이 있는지 끼리끼리 노는 아이도 많았는데
시아는 처음와보는 곳이고 익숙한 얼굴도 없으니
아빠가 적극 옆에서 케어해주며 놀아준다.
자동차도 두번이나 타보고 방방이 위에서 뛰어보기도 하고
물풀이랑 미끄럼틀도 타보고 씬나게 놀아본다.
중간에 낚시로 물고기 장난감을 15개 모아가면
젤리를 준다길래 후딱 낚아서 젤리 얻기도 성공..!
그치만 나는 시장놀이나 역할놀이는 굉장히 서툰 편이라
맥이 자꾸 끊기고 피로와 졸음이 오면서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어머니는 시아랑 엄청 잘 놀아주던데 그 비결은 여성들의 수다력에 있는 것일까
역시 나도 아빠라고 앉아서 조잘조잘하는것보다
뛰고 달리고 던지고 하는 놀이가 성향에 맞긴하나보다
점심도 먹고 신나게 놀다보니 벌써 3시간이나 지나있어
추가요금이 한참 붙은 상황
시아도 낮잠을 못자서 그런지 표정이 멍~~ 한 상태인데
조금이라도 더 놀고싶다고 떼를쓰며 버티려고 한다.
과자로 겨우 달래서 간신히 밖으로 나와 차에 태울 수 있었는데
자동차 시동을 키고 주차장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에
시아는 고개를 푹 숙이며 잠이 들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정도로 피곤했으면 그만놀지 고집두 참 ㅋㅋ
이왕 잠든거 조금 더 재우려고 주유소에 들러서 주유도 하고
처음와보는 동네라 천천히 달리면서 드라이브를 즐기다 집으로 돌아왔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12시부터 4시 시간이 홀라당 가버렸네 ~
집에서 계속 시간을 떼우는 것보다 차라리 밖에 나가서 뭐라도 하고 오는게 편한걸 보면
가끔은 나도 외향적인 성격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내가 생각보다 늦게 퇴근해서
저녁을 먹이고 목욕까지 씻기고 재우기 직전
늘 하던것처럼 하루 일과를 묻는다
"오늘 재밌었어 시아?~"
"네!!!!!!!!!"
"뭐가 제일 재밌었어??"
"아빠랑 요리하고~ 방방 신나게 뛴거요~~~!"
"아 정말?? 그럼 우리 다음에 또 놀라갈까?
"정말??? (벌떡 일어나서 방방뛰며) 씬난다!!!!!!!!"
몸은 상당히 고됐지만 보람찬 하루임은 틀림이 없었다.
오후 10시 시아가 잠들고 운동을 다녀오니 벌써 12시 반
오늘 하루가 쉴새 없이 막을 내리는구나~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