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가 오이를 먹는다
밥을 먹을 때도 다진 파 같은
조금이라도 푸른 무언가가 보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부하곤 했는데
오이를 통째로 들고 아그작아그작 먹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
식습관이 아내랑 비슷해서
오이는 거들떠도 안볼 것 같았는데
어쩜 저리 잘 먹는담
유전적으로 오이가 안맞는 사람이 있다곤 하나
그냥 손에 들고 아그작아그작 먹으면 수분섭취에도
콩국수나 냉면에 한껏 말아먹으면 그 맛이 또 일품이라
어떤 이유때문에 싫어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오이의 참맛을 알게 된게
군대에서 40km 행군 도중 수분 섭취를 위해
길가에 앉아 씹어먹던 그 맛이 떠올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땐 그거라도 정말 감지덕지였으니까..
시아는 맛?? 때문은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씹었을때 나는 아삭아삭 소리가 재밌어서 그런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여튼 먹어주니 참 좋다
오이를 들고 미끄럼틀에 선 시아가 갑자기 어린이처럼 보인다.
언제 저렇게 컸지.......
아이의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