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가 벌써 두돌을 맞이했다.
1년 전에도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었다.
과거에 찍었던 사진을 자주 들춰보다보니
그 장면이 너무나 익숙하고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다.
식탁도 아내도 나도
그리고 방에 있는 사물들도 거의 모든게 그대로지만
생일 축하를 받는 시아만 유독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전에는 생일이라는 개념도 없이 히죽히죽 웃기만하던 아이가
이제는 자기 생일이라며 박수도 치고 촛불도 불고
고개를 까딱거리며 즐거워한다.
아니, 다른건 몰라도 촛불을 직접 불어서 끄는게 가능할지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내 딸이지만 정말 대단하고 대견스럽다.
흥겹고 즐거운 생일축하송이 끝나고
시아를 위해 준비했던 선물 등장!
선물이라는 말은 또 기가막히게 알아들어서
두 눈을 크게 뜨고 탐색하는데 그 모습부터가 아주 재미있다.
'사운드 동요카드'라고 수십 개의 카드가 있고
그 카드를 장난감 안에 꽂아 버튼을 누르면
카드 종류에 따라 제각각 다른 단어와 음악이 나오는 장난감이다.
선물을 받은 시아는 어쩜 이렇게 좋아할 수 있는지
선물을 준 내가 더 고마울 정도로 기뻐하고 즐거워했다.
아니 행복해했다.
그리고 그 순간
아이를 키우는게 부모에게는 백해무익의 고통일지라도
행복해하는 모습만으로
모든걸 보답받을 수 있구나 라는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육아는 힘들고 고통스럽고 비이성적이다.
하지만 그래도 내려놓지 않는다.
자식을 향한 사랑이 그런건가보다.
생일 축하한다. 소중한 우리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