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는 전자기기라면 뭐든지 유별난 관심을 보이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 관심물품은 바로 핸드폰과 리모콘이다.
심지어 리모콘은 손으로 들면 뽀로로가 나오는 TV가 켜진다는
마법(?)의 물건으로 인식하는 듯 하다.
리모콘을 두손으로 잡고, 티비를 향해 삐비빅 눌러보다가 반응이 없으면...
이내 와구와구 씹기 시작한다. ㅠㅠㅠㅠ
뭐 이가 나올때라 많이 가렵고 할테니까 씹는거 까진 괜찮은데,
리모콘 특성상 세균이 득실거린다며 이를 제지하지 않고서는
와이프의 등짝 스매싱을 피할 수 없다. ㅠㅠ
훗날 시아가 자기가 잡은걸 맨날 뺏어가는 나쁜 아빠로 기억하고 있다면
꼭 이 글을 읽고 엄마의 지시에 복종했을뿐이라는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 와중에 아내가 어디서 "이건 사야해" 라며 보여준 물건이 있었는데
바로 리모콘/핸드폰에 커버처럼 씌워놓는 치발기다.
두 기기의 기존 기능(버튼,터치)은 유지하면서
조금 덜(?) 지저분하고, 맘놓고 치발기로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제품이다.
사실 큰 기대없이 뭐 더 편리하긴 하겠다~ 싶긴했는데,
이 무슨.. 하루만에 윗 부분이 찢어져버렸다.
원래 쭉 늘려서 사용하는 제품이고,
치발기정도면 어느정도 내구성은 있어야할텐데..
이렇게 쉽게 찢어지다니... 내 마음도 찢어진다.
아내는 엄청나게 화가나서 컴플레인을 걸어둔 상태.
연휴가 끝나는대로 교환해주겠다고 하는데..
바꿔도 거기서 거기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시아와의 리모콘/핸드폰 쟁탈전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참, '나는 자라고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애기가 '엄마를 따라서 집안인을 돕는다' 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읭? 이게 무슨 말이야. 말도 안돼 ㅋㅋㅋ 어떻게 집안일을 도와. 라고 생각한 문장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시아가 바닥청소를 해주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중에 엄마가 바닥청소를 하는걸 스리슬쩍 봤었는지
하얀 휴지/물티슈/수건 등을 손에 쥐면 바닥 걸레질을 하기 시작한다. ㅋㅋㅋㅋㅋㅋ
그냥 비비는것도 아니고 쓱싹쓱싹하면서 오가는게 정말 청소하는 엄마와 싱크로율 100%.
이 모습을 보니 가족 구성원이 더 늘었다는게 더 크게 실감되고
대견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부모의 행동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아기들의 모방학습.
더 좋은 모습만 보여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