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 새학기 맞이를 위해 대청소 및 교구 정리 등
일주일 간 방학기간에 들어간다.
역시 그 기간은 부모가 총 동원해서 아이를 돌봐야하는 관게로
비교적 한가한 월요일에 연차를 내고 시아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근래 미세먼지도 너무 심하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는것도
정서상 아이에게 좋을 것 같지도 않고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도 시간이 썩 잘 가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어디가 됐든 데리고 나가서 이것저것 보여주고 싶은데
겨울에 미세먼지까지 합세하니 마땅히 데려갈 곳이 키즈카페 말고는 없었다.
키즈카페도 나쁘진 않은데 이전에 몇번 다녀왔으니..
조금 더 특별한 곳을 가고 싶은데 후보로 골라놨던 로보 박물관이 월요일 휴무 ㅠㅠ
하는 수 없이 옛날에 다녀왔었던 실내 동물원을 방문하기로 했다.
그땐 마냥 어렸기 때문에 지금 가면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
시아에게 그때 갔던 동물원 가볼까? 하고 물으니
신기하게도 그 오래전 일을 기억하는지 "당근맘마 주는거야??" 하고 물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출발전부터 도착하기까지 빨리 당근줘야한다고
"언제 도착해요? " 하면서 보채는 시아 ㅋㅋㅋㅋ
아빠는 입장권 지불하고 있는데 혼자 먼저 들어가서 사라질 기세다 ㅋㅋ
예전만큼이나 활발히 당근을 나눠주러 돌아다녔고
의외로 햄스터랑 뱀을 조금 만져보기도 했다
그런데 뱀을 목에 두르는건 아직 겁이나는지 싫다고 ㅎㅎ
먹이주고 미끄럼틀타고, 먹이주고 방방이 타고
2시간 넘게 한없이 놀게해뒀더니 시아도 조금 지친 기색이 보인다
보통 이런 곳에 갔다가 빠져나오려면
최소 수십번 설득을 해야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순순히 떠나려고 하지 않는다 ㅠ
다음에 또 오자는 약속을 몇번이고 말하고나서야
알겠다며 옷을 주섬주섬 입어주기 시작했다 ㅠㅠ
나가는 길이 많이 아쉬웠는지 동물원 전체를 돌아보며
동물마다 안녕~ 안녕~ 다음에 또 올게~
오늘밤에 잘자고 내일 일어나야해~~ 하며
다정다감한 인사를 해주고 있다
저렇게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당근을 나눠주고 먹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알게 모르게 동물들과 유대가 생겼는지 싶다.
날씨가 좀 풀리면 더 큰 동물원에 데려가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