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는 아침잠이 별로 없는지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인지 보통 새벽 7~8시 사이에 기상하는 편이다.
아가답게 좀 늦잠도 자주고 하면 좋으련만
나를 닮아 잠자리가 예민한 탓인지 거의 매번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편.
덕분에 어린이집 등원이 늦어서 고생하는 일은 극소수지만
문제는 주말 아침이다.
주말만큼은 조금이라도 늦잠을 자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새벽 7시부터 놀자고 깨우는 시아덕에 늦잠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
거의 강제적으로 거실로 끌려나와 소파에 기대어 헤롱헤롱거리며
주말 아침을 시작하게 된다.
정말 너무 피곤한 날이면 소파에 누운채로 정신을 못차리곤 하는데
어쩌다 한번, "시아야~ 아빠 무릎베게 해주라~~" 하면
다리를 쭉 펴고, 응~! 여기! (탁탁) 하며 자리를 내어준다.
4살밖에 안된 꼬꼬마 녀석이 아빠 피곤하다고 무릎베게 해주는 모습을 보니
몽롱하던 정신도 말짱해지고, 그 대견함에 감격해 아이가 기뻐할 무엇이라도 주고 싶어
달달한 군것질 거리라도 찾아 나서게 만든다.
(사실, 보통은 이따가 해줄게~~ 노올자~~ 라고 말하는게 다수이긴하다)
무릎에 머리를 뉘이더라도 가냘픈 다리가 머리에 눌려 아프기라도 할까봐
나는 목에 힘을 잔뜩주고 눕는 시늉만 하며 지긋하게 딸래미를 올려다본다
이쯤이면 누워있는 안락함보다 아빠를 배려해준 아이의 고운 마음씨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한 감정이 몰려오곤 한다
아이 패턴에 맞춰 일찍 기상하는 주말 아침은 정말 고되다
하지만 아이와 닿아있는 나의 마음은 언제나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