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의 놀라운 언어 표현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침에 시아가 먼저 일어나
환해진 창 밖을 보며 말하기를
"깜깜한 밤이 멀리 갔어"
"아침이 시아한테 왔어"
"나비가 되고싶어 훨훨 날고싶어"
잠결에 저 말을 듣는 순간
"시아야 뭐라고??" 하면서 벌떡 일어나
몇번이고 되물어보고 확인했다.
아마 낮과 밤의 원리를 모르기에
우연하게 표현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제 갓 말을 떼기 시작한 아이가 표현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마음을 깊게 조여오는 표현력이 아닐 수 없다.
글을 쓰는 친구에게 말하니 그 친구도 감탄하며
여자아이가 말을 빨리 하는건 맞지만 소질이 있는게 아니냐며
한글을 빨리 가르쳐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도 시아는 감정 표현력이
다른 아이들보단 더 우수한 편인 것 같다.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그게 좋거나 혹은 나쁜 감정일지라도
발달에 굉장히 좋은 신호라고 한다.
여튼 아직까지는 그 순수한 감정을 해치기 싫어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은 잠시 내려놓고
나도 그 감정에 휩쓸려 보기로 한다.
"깜깜한 밤은 잠깐 소풍을 갔다온대~ 이따 시아를 다시 보러 올거야"
"아침도 잠에서 일어난 시아가 보고싶어서 다시 찾아왔나봐"
"시아가 나비가되면 아빠는 짹짹이가 되서 같이 훨훨 날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