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회사 동기에게 웨딩촬영 부탁을 받았다.
동기의 결혼식은 아니고 동기 누나의 결혼식인데
내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것.
사실 그 친구도 왠만큼 찍는 친구인데
가족으로 손님맞이를 하다보니 정신이 없을 것 같아
내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사실 뭔가 페이를 받고 하는게 결과물도 내야하고 부담도 되어서
가급적 잘 안하는 편인데 식장도 바로 집 근처이고
친구 상황도 상황이니만큼 알겠다고 수락을 했다.
오전부터 장비를 차리고 나와 식장으로 향하는데
회사로부터 업무적인 메세지 도착한걸보고 심히 움츠러든다
주중 내내 프로젝트 등으로 시달리다가 주말이 되고 잠깐 잊었는데
다시 출근하자마자 그 업무로 빠져들 생각을 하니
굉장히 침울해지고 가라앉는 기분이 든다.
여튼 식 촬영은 무난하게 잘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터벅터벅 돌아가는 길,
아내에게 돌아간다고 연락을 하니
시아가 낮잠자고 깨서 아빠를 찾는다고 한다.
낮잠자고 일어나면 아빠 올거라고 했더니
일어나자마자 아빠는 어딨냐고 찾는다는 것.. ㅋㅋ
그러면서 어질러진 집안을 둘러보더니
아빠가 오면 "이놈~~" 한다고 어서 정리해야한다고 하는데
잘 알수는 없지만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가라앉아있던 마음이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
조금 힘들고 지치긴 해도
아이가 나를 기다리고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었던건지
조금 지치더라도 아이가 웃고 가족이 웃는다면
그걸로 된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기운이 난다.
아마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고
치킨 한마리를 사들고 현관문을 여는 아빠의 마음이 이런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