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유때문인지 아침 동이 틀 때 까지 밤을 지새웠다.
침대에는 밤 열두시반쯤엔 누운 것 같은데
그 이후로 계속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시간이 다 지나가버린 것이다.
신경이 좀 예민한 탓인지
잠자리에 누우면 금방 잠이 드는 법이 없었다.
최소 30분, 길게는 1시간 넘게 눈을 감고 있어야
겨우 잠드는 날이 대부분이다.
오늘도 역시나 그랬는데 정도가 더 심했다.
저녁 과섭취로 소화가 안되서 그런건지 잠이 통 오질 않았다.
이럴 땐 전기코드 뽑아버리는 것처럼
눕자마자 스위치가 꺼지는 아내가 어찌나 부러운지 모른다.
그렇게 인내도 체력도 모두 바닥날 새벽 5시경,
갑자기 숨이 조여오고 미칠듯한 답답함 때문에
방을 뛰쳐나와 거실에 앉았다.
넓고 적적한 거실이 마치 비좁고 밀폐된 공간처럼 느껴지며
불안하고 초조하고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동시에 가슴이 답답하고 안절부절
어딘가 아픈건 아닌데 정신이 흐릿할정도로 답답해진다.
공기탓인가 습도탓인가 싶어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차디찬 바람을 맞아보며 숨을 들이키지만
춥기만하고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어딘가 몸이 아픈가싶어서
팔굽혀펴기, 앉았다일어서기 등등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이것도 아니다.
어디라도 확실히 아프면 응급실이라도 갈텐데
막상 찾아가더라도 내가 어디가 아프다고 설명할 확신이 없었다.
그냥 수십분동안 거실을 오고가며 걷고 있었다.
그러다 도무지 참을 수 없어
자고있는 아내를 깨워 숨쉬기가 어렵다고 말했지만
푹 자는 아내를 깨워 미안한 마음에 다시 들여보낸다.
다리가 막 저리고 쑤시는 증상도 있어서
같은 증상으로 고생하신 엄니께도 연락을 하니
숨이 갑갑하고 그런건 없었다고 말씀하신다.
몸이 많이 안좋으면 아침에 시아 어린이집 데려다주는건
대신해주시겠다고 일단 편히 있어보고
아프면 병원을 가자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신기하게도 그 말을 듣는순간 몸이 스르륵 쳐지고
호흡이 편해지면서 잠이 들 수 있었다.
아무래도 불면증으로 잠에 쉽게 들지 못하다가
아침에 시아도 데려다주고
제 시간에 업무도 시작해야하는 상황이다보니
그런 불안함과 초조함이 원인이 아니었나싶다.
바깥 공기를 많이 쐬지 못하고 햇빛도 보지 못하니
몸도 마음도 고장이 나기 시작하는건가
빠른 시일내 병원 진료가 필요해보인다.